노트북 회수 영상부터 정부 반박까지, 석연찮은 5가지 이유
3,370만 건이 아니라 3,000건?
숫자만 보면 한숨 돌릴 일인데, 이상하게 불안은 더 커졌습니다.
쿠팡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연휴 중 기습적으로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
전직 직원이 저장한 개인정보는 약 3,000여 개 계정뿐이고, 외부 전송도 없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발표 직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강력 항의했고,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게 말이 되냐"는 반응으로 들끓었습니다.
수많은 기업의 위기 대응을 봐왔지만, 이번 쿠팡의 발표는 정말 고개가 갸웃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전문가와 커뮤니티에서 제기하는 의문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
📌 이 글의 핵심 내용
① "무서워서 버렸다"는데, 왜 노트북은 멀쩡했을까
② 쿠팡 로고 에코백에 담아 유기했다고?
③ 물에 잠긴 노트북 포렌식, 진짜 신뢰할 수 있나
④ "3,370만 중 정확히 3,000개만 저장?" 너무 깔끔한 숫자
⑤ 정부는 "인정한 적 없다"
1. "무서워서 버렸다"는데, 왜 노트북은 멀쩡했을까
쿠팡 설명에 따르면, 유출 직원은 상황이 너무 무서워서 노트북을 하천에 버렸다고 합니다.
여기서 첫 번째 의문이 생깁니다.
정말 공포에 질린 상황이었다면, 일반적으로 증거를 없애려는 사람은 물리적으로 파손하거나 태웁니다.
하드디스크를 분리해서 따로 처리하는 경우도 흔하죠.
그런데 실제로는 노트북이 포렌식 가능한 상태로 회수됐습니다.

사이버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거를 없애려는 행동치고는 지나치게 친절한 처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물에 수개월간 잠겨있던 전자기기에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추출하기도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데,
마침 필요한 데이터는 다 살아있었다니 말이죠.
2. 쿠팡 로고 에코백에 담아 유기했다고?
이 부분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유출 직원은 노트북과 벽돌을 쿠팡 로고가 선명한 에코백에 담아 하천에 버렸다고 합니다.
🤔 생각해보세요
증거를 숨기려는 사람이, 자신이 소속됐던
기업의 로고가 찍힌 가방을 사용할까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건 은폐라기보다, 찾으라고 던져둔 수준"이라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범행을 은폐하려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추적 가능한 방식을 선택했다면, 이건 자발적 행동이 아니라 다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3. 물에 잠긴 노트북 포렌식, 진짜 신뢰할 수 있나
쿠팡은 "해당 노트북에서 포렌식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이버 보안 업계의 시각은 다릅니다.

- 장기간 수중에 있었던 전자기기의 경우, 저장 매체의 데이터 무결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음
- 일부 데이터만 선별적으로 복구되었을 가능성
- "무엇을 못 봤는지"를 증명하기가 매우 어려움
쿠팡 측은 글로벌 보안회사 맨디언트, 팔로알토 네트웍스, 언스트앤영 등이 검증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 측은 "이들은 민간 용역업체일 뿐 공식 수사기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4. "3,370만 중 정확히 3,000개만 저장?" 너무 깔끔한 숫자
이번 발표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부분입니다.
3,370만 계정에 접근 가능
그런데 저장된 건 정확히 약 3,000개
외부 전송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 자동화된 접근이라면 무작위 대량 저장이 일반적
- 왜 하필 3,000이라는 제한된 숫자일까?
- 저장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입증했을까?
"없었다"는 주장보다 "없었음을 증명하는 방식"이 더 중요한데, 그 부분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
6월 24일 유출 시작 → 11월 18일 탐지
5개월 동안 3,370만 명의 데이터가 조회되는 동안 실시간 모니터링과 이상 징후 탐지 체계가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는 뜻입니다.
5. "민관합동 조사 결과"처럼 발표했는데, 정부는 "인정한 적 없다"
쿠팡은 발표 과정에서 마치 정부 민관합동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처럼 설명했습니다.
영상에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보고자료"라는 자막까지 붙였죠.

하지만 정부 부처의 입장은 명확했습니다.
| 기관 | 입장 |
|---|---|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쿠팡 주장 내용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일방적 발표에 강력 항의한다." |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 "현재 조사 중이며 결론은 나지 않았다." |
| 서울경찰청 | "제출된 증거물의 신뢰성을 별도로 확인 중이다." |
| 대통령실 | 범부처 TF 확대 운영 결정. "쿠팡 로비 행위에 분노" |
영상에 붙은 자막은 "정부에 보고했다는 쿠팡 측 주장"을 나타내는 문구일 뿐,
정부가 "이 영상과 그 내용이 사실이라고 공인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
왜 쿠팡은 이런 방식을 선택했을까
이커머스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기업의 위기 대응 방식에서 그 기업의 문화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쿠팡의 이번 발표 타이밍과 방식은 매우 전략적이었습니다.
발표 시점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연휴
보도자료 배포
대통령실 회의
30분 전
배경에는 심각한 법적 위협이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로 최대 5조 원의 과징금, 더 심각하게는 영업정지까지 검토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영업정지 결정을 하기 전에, "실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는 여론을 형성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공격적 대응이 오히려 신뢰를 더 깎아먹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대응
불안만 커진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응입니다.
1️⃣ 쿠팡 계정 비밀번호 변경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합니다.
2️⃣ 동일 비밀번호 쓰던 다른 서비스도 변경
비밀번호 재사용은 연쇄 피해의 원인이 됩니다.
3️⃣ 배송 메모, 공동현관 비밀번호 삭제
이번 유출에서 공동현관 출입번호 2,609개가 포함됐다고 알려졌습니다.
4️⃣ 스미싱, 피싱 문자 각별히 주의
유출된 정보를 활용한 2차 범죄에 대비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현재 시점에서 가장 정확한 표현은 이것입니다.
쿠팡의 발표는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검증이 필요한 주장에 가깝다.
민관합동조사단과 경찰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 사건은 끝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기업의 위기 대응 방식과 투명성을 함께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집단소송 참여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은 현재 1만 명 이상이 참여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관련 정보를 찾아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후속 소식이 나오면 업데이트하겠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참여 방법
• 개인정보 유출 피해 확인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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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공개된 뉴스 보도, 정부 발표,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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